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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여자축구선수 박은선 남자 성별논란, 그녀의 심경, WK리그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어제 생소한 이름이 실시간 검색에 올라와 있길래 누군가 하고 클릭해 보니 한 여자 축구선수의 이름이더군요. 그녀의 이름은 박은선. 전 국가대표 여자 축구선수이자  현재 서울시청 소속으로 WK리그 득점왕에 오르기까지 했을정도로 알아주는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근데 왜 갑자기 실시간검색에 이름을 올랐나 살펴보니 성별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는 이유 때문이더군요.

왠 성별논란? 가끔 올림픽이나 국제경기에서 남자가 여자인척 하고 출전을 해서 메달을 획득했다가 남자라는 사실이 밝혀져서 메달을 박탈 당한 일을 몇번 본지라 설마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했나? 남자가 여자인척 여자축구리그에서 활동한건가? 라고 놀라워했는데..

 알아보니.. 박은선 선수는 분.명. 남자가 아닌 여자. 정말 여자가 맞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것인가. 180cm에 74kg의 체격으로 다른 여자선수에 비하면 월등히 신체조건이 좋은 그녀. 그런 그녀에 대해 여자축구 6개 구단의 감독들이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에 박은선 선수의 성별 진단을 해야하며 그 결과에 따라 내년 정규리그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보냈답니다. 만약 여자가 아니라면 그녀 선수 자격을 박탈해야 하며 성별 진단 없이 그녀를 계속 리그 출전하게 할 경우 보이콧을 하겠다고 선언까지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들의 이런 주장이 얼토당토 하지 않는건 그녀가 어디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선수도 아니고 중학교때부터 여자축구선수도 활동하며 2005년 데뷔해 근 10년이 넘는 프로축구선수로의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그녀는 올림픽과 월드컵에서도 여자로서 아무런 문제 없이 출전을 했고 몇번이나 성별검사를 통해 여자라는 사실을 확실히 입증 받은 이력이 있다는걸 그들도 모르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갑자기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펼치는 구단 감독들의 속내는 무엇이냐?

 

 

 

지금 박은선 선수가 뛰고 있는 서울시청은 그녀의 활약에 힘입어 wk리그 준우승 차지와 함께 전국체전 금메달을 받기도 했으며 그녀는 2013년 시즌 19골이나 넣으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던 감독들이 그저 서울시청의 성적이 잘나오고 자신들의 구단 성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못 마땅했던 겁니다.  아마 그녀가 잘해도 서울시청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이런 논란은 만들지도 않았을거란 말이죠. 자신들의 실책을 덮기 위해 한 여자의 인권을 침해하며 성별논란을 일으키는 그들이 진짜 축구인인지 인간인지 궁금합니다.

 

 

 

실제 박은선 선수는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수차례 마음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2010년 아시안컵 당시에 중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박은선 선수가 출전하면 성별검사를 신청하겠다 하였고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그녀의 편을 들어주기는 커녕 대표팀에서 제외시켜 버리는 바보같은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일을 또다시 3년만에 다른 나라 축구 감독도 아닌 한국의 감독들이, 같이 리그에서 함께 땀흘리던 그 사람들이 저지르다니..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IOC에서는 여성의 안드로겐 과다혈증에 관한 규정을 새로 만들었답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도 운동능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여자선수로서의 대회 출전이 가능하게 한 것이죠. 2011년 FIFA가 재정한 성별 판독 규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IOC와 FIFA 이 국제단체의 기준에도 박은선이 여자로서의 선수 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에서 자국 선수를 가지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 그저 기가막히고 코가막힐 일입니다.

그저 다른 여자보다 좀 더 남성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넌 여자가 아니야 그러니 여자 축구선수로서 활동하지마 라고 단정지어 버린다는건 엄연한 인권침해이자 직업선택의 침해라고 봅니다

 

 

 

 

 

논란이 커지자 헌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합니다. 만약 정말 성별 검사를 해서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논란을 일으킨 구단 감독들은 어떤한 처벌이라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자신들의 무능함을 한 여자의 인권, 그것도 성적으로 수치스럽게 하며 이득을 보려 하다니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인간이 맞습니까? 인간이 맞는지 판별 신청을 하고 싶네요

 

 

 

 

박선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억울하고 화나는 심경을 담은 글을 남겼습니다. 글을 보니 평생을 여자로 살아오며 그동안 있었던 성별논란 만으로도 힘든 시간을 겪었을 그녀가 또다시 이런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녀의 가족들 또한 덩달아 고통의 시간을 받고 있을거라 생각되니 같은 여자로서 울분이 차 오릅니다. 다행인것은 그녀가 이 상황에 무너지려 하지 않고 더 잘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것 인데요. 정말 그녀의 다짐처럼 내년 시즌 더 멋진 활약으로 해당 감독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마음이 되어 그녀를 응원하고 있고 다음 아고라에도 그녀를 지켜달라는 서명이 올라와 현재까지 1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녀를 위해 서명을 하였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시장 이전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박은선 선수의 인권과 관련된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라는 말을 한 상태이구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말도 안되는 억울한 일이다 라는걸 뻔히 아는데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들은 어쩜 그런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건지 탄식만 나올 뿐입니다

 

 

 

 

7일 오전,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은선 선수 성별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것이라 하는데 이에 관련해 논란을 재기한 감독들은 뭐라고 말할지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박선수에게 사과를 하기를 또한 기다려봅니다.

 

평생 오직 좋아하는 축구만 위해 열심히 살았고 국가대표로서 한국에 좋은 성적을 안겨주기도 했던 여자 축구선수 박은선씨

앞으로 펼쳐질 당신의 활약을 더 나은 미래를 응원합니다.